소책자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읽어봤어요.
어떤 부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기존에 배웠던 영어 공부 방식이 나와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 특히,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말해야 자신 있고 마음이 편한가에 대한 답이 저의 영어 성향이라는 것과 나의 입에서 가장 편하게 나오는 말이 진짜 영어라는 구절이 인상 깊었어요.
일단 제 영어의 부족한 점부터 말씀드리자면 주저없이 리스닝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영어가 어렵게 느껴지고 흥미가 떨어진 시점이 고등학교 때 내신에 들어가던 영어듣기평가를 쳤던 날들인데요, 늘 점수가 60점대였거든요. 아침마다 들려주는 영어듣기도 나름 열심히 들으려고 노력했고 통학길에도 연습하려고 했는데 그 당시엔 잘 안 되더라구요. 하지만 대학 다닐 때도 토익 시험 쳐본 적이 없고 여차저차 여기까지 왔는데, 영어가 필요해져서 타지에서 토익 시험을 봤는데 정말 신발 사이즈보다 좀 높은 점수네요. 남들은 리스닝에서 점수를 따야한다고 하던데 리스닝 리딩 점수도 반반이었어요. 사실 오랫동안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실력이 부족한 게 맞아요.
근데 이번에는 유학생이 아프거나 곤란한 상황이 생겼을 때 일본어를 하지 못하면 영어로 의사소통을 해야한다는 의무감, 그러니까 목표가 생겨버려서 전과는 조금 다를 거라고는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왕이면 제게 맞는, 영어 사용법이라는 게 뭔지 알고 싶어졌어요. 참고로, 당장 실전회화를 앞에 두는 상황이긴 한데, 제가 굳이 삼원소 영문법에 대해서 여쭤본 거는 저는 문법 자체에 대해서 거부감이 별로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이것도 한국의 교육환경 때문인지 모르겠는데, 문법을 좀 알고 나야 자신감이 생기는 것도 같고... 지금은 거의 잊어버렸지만 공무원 영어 공부를 좀 했을 때 그렇게 힘들지 않았기도 했고, 난 문법이 진입장벽이야! 이러진 않는 것 같아요. 잘하는 게 아니라, 역시 거부감이 좀 덜하다는 것?
공감가는 점은.. 소책자에 영어를 배우는 자신을 자판기에 비유한 내용이 있던데, 그게 딱 저예요. 저는 일본에서 직장에 들어가기 전까지 딱 그랬어요. 더구나 영어는 실력이 부족해서 자신감이 떨어지는 건 물론이고, 성격상 먼저 다가가는 성격도 아니고 묻는 말에 대답을 잘하면 다행인 거요. 말 붙이는 것도 대답하는 것도 어려운데, 영어는 자신감이라는 원천은 어디에서부터 생겨나는 걸까, 고민도 돼요.
늦은 시간에도 답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말씀 하나하나 새로워서 꼭꼭 기억할게요. 문법에 돌진하려다가 급브레이크 걸린 느낌이에요 ㅎㅎ 감사합니다!
